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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슬로보트

조르시 2023. 10. 12. 20:53

여기에 묶인 하루키의 단편들은 최초의 장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1973년의 핀볼> 다음에 쓴 것이다. 더군다나 단편들을 한번에 몰아서 썼다. 그는 몇 군데 문예지에다 이 단편들을 연달아 발표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단편소설에 대한 실험 을 해보고 싶었단 얘기다. 작가로서 그는 자신이 무엇을 쓸 수 있고 없는지 알고 싶었고 단편소설을 과연 잘 써낼지도 궁금했다.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들은 그러니까 몹시 모험적이고 의욕적인 글쓰기의 시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루키는 이 단편들을 구상할 때, 치밀한 플롯을 노트에 적어보거나 구상해보지 않았다. 마치, 지금 내가 한 편의 서평을 쓸 때 구상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하얀 모니터에 생각나는 대로 어떤 글을 조합해 무언가를 타이핑 하듯이 말이다. 

하루키 문학의 경이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그 시원을 보여주는 첫 소설집하나같이 기묘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기억 속 세 중국인,아무도 모르는 사이 등에 달라붙은 가난한 아주머니,십 년째 태풍이 닥칠 때마다 동물원에 가는 남자……홀연히 허공으로 사라진 순간들,어디로도 갈 수 있고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존재들의 세계!발표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신작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 이 일본에서 공개되는 2014년 4월 18일, 국내에서는 첫 소설집 중국행 슬로보트 가 새롭게 선보인다. 표제작 「중국행 슬로보트」를 포함해, 불가사의한 세계와 그곳을 헤매는 존재의 고독을 예민한 감성으로 포착한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은 1990년 고단샤에서 출간한 전집 무라카미 하루키 전 작품 1979~1989 ③ 단편집 I 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다.전집 간행과 함께 1983년 발표한 단행본 내용을 작가가 전면 수정한 판본으로, 보다 완성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엿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각 단편을 쓰게 된 계기와 집필 당시의 상황 및 개고 방향을 작가 스스로 말하는 해설을 실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몇몇 단편은 대폭 손질을 했다. 그렇게 보수공사를 하니 나라는 인간, 즉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대략적 모습이 이 첫 단편집에 제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일이며 모티프, 어법 같은 것들의 원형은 빠짐없이 나와 있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 한다. 작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시기의 단편을 엮은 이번 소설집은 그의 오랜 팬들에게는 물론, 이제 하루키 월드에 들어서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중국행 슬로보트 _007 ∥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_049 ∥ 뉴욕 탄광의 비극 _085
캥거루 통신 _109 ∥ 오후의 마지막 잔디 _137 ∥ 땅속 그녀의 작은 개 _175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_223 ∥ 작가의 말 | 내 작품을 말한다 _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