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심리학
심리학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여행까지 엮어낼 줄은 몰랐습니다. ‘유쾌한 심리학자의 기발한 여행안내서’라는 부제처럼 <여행 심리학>은 심리학을 전공하는 분이 여행을 통하여 얻은 심리학적 견해를 정리한 것입니다. 여행하면 생각해야 하는 다섯 가지 요소별로 심리학적 분석(너무 거창한가요?)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여행을 위한 고민을 담았다고 하겠습니다.
1장은 떠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2장은 ‘여행하다’의 5가지 용법, 3장은 여행을 망치는 주범 3가지, 4장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5가지, 5장은 좋은 여행자가 되기 위하여, 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사실은 심리학적 분석이라기보다는 젊은 배낭여행자의 시선으로 본 여행과 여행에서 주의할 점들을 정리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물론 심리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1장에서는 심리학의 개념인 접근-회피 동기를 이용하여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설명한 메릴랜드 대학의 이소 아흘라를 인용합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유래한 접근-회피 동기의 개념은 이렇습니다. “인간은 무엇인가 얻고 무언가를 하려는 ‘접근 동기’에 따라 행동에 나서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피하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는 ‘회피 동기’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23쪽)”는 것입니다. 아흘라에 따르면 이 개념은 여행에도 꼭 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은 도피이자 탐색이며 탈출이자 추구’입니다. 한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가 사람들을 유혹하였습니다. 이 광고는 열심히 일한데 대한 보상처럼 느껴지지만 일로 인한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생각을 우회적으로 자극한 셈입니다.
접근과 회피 동기 사이에 놓인 무게의 중심에 따라 회피동기 쪽으로 가면 방랑자가 접근동기 쪽으로 가면 탐험가가 되는 것입니다. 요즈음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블방송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여행자들의 행동방식에서 다양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개방적이고 활달한 여행자가 있는가 하면 차분하고 치밀한 여행자도 있습니다. 이는 내향성, 혹은 외향성인 성격에 따른 것으로 여행방식이나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을 결정하는데 있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항이라고 합니다.
제 경우는 자연경관을 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에 비중을 두는 편입니다. 이처럼 역사유적지에 끌리는 이유를 <황금가지>로 유명한 제임스 프레이저의 ‘유사성 원리’와 ‘감염 원리’라는 마법적인 요소로 설명합니다. 유사성 원리는 ‘비슷한 행동이나 현상이 비슷한 결과를 부른다’는 인간의 원초적 믿음에 바탕을 두었으며, 감염원리는 ‘한번 접촉한 것은 영원히 접촉된 것’이라는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합니다. 감염원리라는 원초적 심리과정과 역사적․사회적 의미 부여라는 고차적 인지과정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유적지에 대하여 사람들이 당연히 흥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2장은 바로 여행의 테마를 어떻게 잡는가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행에는 다양한 요소가 개입되는데, 기본요소로는 음식이나 기후, 경치 등이 대표적이고, 여행을 망칠 수도 있는 불만요소로는 위생문제와 안전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2장에서 논하는 여행의 구체적인 주제가 되는 강렬하고 매력적인 요소들로, 역사 유적, 여행지에서의 활동, 사교활동 그리고 쇼핑 등이 있습니다. 저자는 여행지에서의 활동의 종류로는 온몸으로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는 무엇(저자의 경우는 중국 쓰촨성 쑹판에서 경험한 2박3일의 말트레킹을 꼽았습니다)을 먼저 꼽았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르는 요령으로는 1. 즐길 수 있는 스릴과 불편한 것을 분명하게 할 것, 2. 난이도와 위험도를 따져볼 것, 3. 이들과는 별도로 고려할 요소가 있는가 등입니다. 그밖의 활동으로는 다름을 즐겨보자는 것, 옛 문화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 나와는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기억과 정체성을 사는 쇼핑 등입니다.
3장에서 논하는 여행을 망치는 주범으로는 분노, 공포, 혐오 등을 들었는데, 공감이 가는 면이 많습니다. 4장에서는 여행의 기본요소라 할 날씨, 음식 풍경, 숙소, 동반자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는 좋은 여행자가 되기 위한 여행의 기술, 마음가짐, 그리고 조건 등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일독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빌 브라이슨과 알랭 드 보통을 연상시키는 지적이고도 웃기는 심리학자
역마살의 정체부터 여행 동료와 싸우지 않고 돌아오는 법까지
후회 없는 여행을 위한 18가지 심리학을 전수하다
스물아홉에 첫 여행을 떠난 심리학자가 있다. 그는 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르듯 시간과 돈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일삼았다. 도합 1년 5개월, 12개국을 여행한 베테랑 여행가가 되었지만, 그런 그조차 첫 여행에서 ‘회의’를 느꼈다 고 고백한다. 남은 것은 씩씩하고 싹싹한 배낭여행의 낭만이 아니라 발바닥과 발가락에 덕지덕지 붙인 반창고뿐이었다고. 그 경험은 심리학자로서 여행과 여행자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심리학과 여행학을 결합하고 여기에 자신의 여행 경험을 더한 이 독특하고도 기발한 여행안내서는 바로 그 결과물이다. 역마살의 정체에서부터 자신이 어떤 여행자 스타일인지, 내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여행의 테마는 무엇인지, 날씨나 풍경 혹은 음식 등 우리로 하여금 여행을 떠나게 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나에게 딱 맞는 숙소 찾는 법이나 여행 동료와 싸우지 않고 행복하게 돌아오는 법, 여행에서 경험한 부정적인 정서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행복감을 오래 지속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심리학자로서 여행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짐승 같은 여행자 호세와 수도승 같은 여행자 에이미를 만나기도 하고, 네팔 지진을 겪은 저자의 위태롭고도 신비로웠던 순간을 함께하기도 한다. 빌 브라이슨과 알랭 드 보통을 섞어놓은 듯한 이 매력적인 여행담을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여행을 즐기지 않았던 이마저도 엉덩이가 들썩거릴 것이다.
프롤로그 | 내 머릿속 ‘여행’이라는 항목을 다시 쓰다
1장 떠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여행의 필수 질문
1 나는 왜 여행을 떠날까
: 우리가 늘 다른 곳을 꿈꾸는 2가지 이유
★TEST 나는 어떤 여행자일까 | 성격5요인 테스트
2 여행은 정말 좋은 것일까
: 여행이 선사하는 5가지 심리적 효과
2장 ‘여행하다’의 5가지 용법 | 여행의 테마 요소
1 온몸으로 짜릿함을 만끽하다
: 말 트레킹에서 동굴 탐험까지 나에게 맞는 액티비티 찾기
2 다름을 즐기다
: 창조성을 자극하는 지적 엔터테인먼트 & 문화충격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ESSAY 나는 오늘도 스리랑카를 잊지 못한다
3 옛 문화의 숨결을 느끼다
: 역사 유적이 우리를 끌어당기는 2가지 원리
4 해변에 가다
: 태양 아래 백사장, 홀로 떠난 여행에서 가장 피해야 할 곳
5 기억과 정체성을 사다
: 쓰지도 않을 기념품 쇼핑이 정신 건강에 좋은 이유
3장 여행을 망치는 주범 3가지 | 여행의 불만족 요소
1 분노, 그 용서치 못할 놈들
: 여행에서 화가 치미는 순간들 & 여행자 대상 사기 범죄에 대처하는 법
2 공포,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것들
: 비행공포 속에서도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는 요령
★INFO 외교부 여행경보제도
3 혐오, 더럽고 지저분한 것들
: 2가지 혐오 감정에 대해 & 비위 약한 여행자들을 위한 팁
★ESSAY 네팔에서 맛본 최고의 위스키
4장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5가지 | 여행의 기본 요소
1 날씨의 심리학
: 역마살을 부추기는 계절과 날씨
★INFO 세계 각지의 날씨 정보
2 또 하나의 도전, 음식
: 먹방 여행을 떠나면서도 라면과 김치를 싸가는 이유
3 풍경, 왔노라 보았노라
: 여행자별 최적의 경치 감상법
★INFO 내향적이고 개방적인 여행자가 추천하는 경치 좋은 아시아 여행지 6
4 내가 묵는 숙소가 바로 나
: 백 퍼센트 만족할 만한 숙소 찾는 법
5 여행길 친구
: 성격과 취향이 달라도 싸우지 않는 관계의 법칙
5장 좋은 여행자가 되기 위하여 | 여행 실전편
1 여행의 기술
: 여행 전, 여행 중, 여행 후 지켜야 할 3·2·1법칙
2 여행자의 마음가짐
: 잘할 수 있다는 신념과 기대와 목표 가지기
★ESSAY 나의 좌충우돌 첫 여행
3 여행의 조건
: 나의 여행을 업그레이드시킬 3가지 기준
에필로그 | 아름답고 행복한 여행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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